나의 대학 4년
글로벌비즈니스커뮤니케이션 20200534 이채은
재수 생활의 실패로 막막했던 저는 하고 싶은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아무것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학교와 학과를 알아보던 중 글로벌비즈니스커뮤니케이션 학과 소개 글을 읽게 되었고 막연히 한국을 떠나고 싶다, 해외 취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지원하여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해외 취업에 대한 욕심은 있지만 욕심을 이루기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던 저의 현실에서 해외 취업은 꿈 같기만 했습니다. 1학기에 교수님의 제안으로 사관 학교에 들기도 하였으나, 금세 나가떨어지고 말았고, 그 길로 해외 취업은 더더욱 멀게만 느껴졌습니다.
재수 생활로 인해 1년이 뒤쳐졌다는 조바심을 이기지 못해 1학년 2학기에는 공무원 준비라도 해야할까 싶어 이곳저곳 알아보고 다니며 방황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실제로 헌법총론 수업까지 수강했으나, C+라는 학점으로 충격과 절망만 얻었습니다.
코로나로 2년이 넘도록 인사 한 번 못해본 동기들이 가득했다보니 학교에 정 붙이는 게 많이 어렵기도 했습니다. 외국어를 배워도 프랑스어만큼은 절대 배우지 않겠다 다짐했던 어렸을 때의 저를 두고 프랑스어를 전공으로 삼은 현실에 져버린 저와 그 현실, 둘 다를 미워하며 프랑스어 자체에도 흥미를 느끼기가 어렵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3학년까지 학점 관리를 제대로 한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토익을 준비한 것도 델프를 열심히 챙겨본 것도 아니고 저는 2년이 넘는 시간동안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 채 애매함만 가득한 사람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코로나가 완화되어 글로벌비즈니스커뮤니케이션 학과를 통해 싱가포르에 일주일 정도 가게 되었고, 그 일주일의 일정은 글로벌비즈니스커뮤니케이션 학과와 글로벌비즈니스커뮤니케이션 학과에 있는 저 스스로를 좋아할 수 있는 계기로 남았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어학원을 다니면서 정말 소중한 친구도 만들고, 이미 싱가포르에 취업하셔서 재직 중이셨던 선배님들도 만나 여러 현실적인 조언들을 듣기도 했습니다. 몸살난 날까지 하루하루가 모두 와닿아 헌법총론의 C+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의 영감을 갖게 했습니다.
그 이후로 다시 마음 잡아 뭐든 대충이었던 날을 하루하루 조금 더 신경쓰고 조금 더 노력하고 조금만 참으며 대학 생활 중 처음으로 뿌듯하고 만족스러운 기억을 가질 수 있는 한 학기를 보내게 됐습니다. 처음으로 학교 생활에 뿌듯한 마음을 느끼게 되니 더 욕심이 생겨 전보다 더 노력하고 신경 쓰게 되며, 결국 1학년 1학기 이후로 받아본 적이 없던 A+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결국 4학년 1학기까지 나름대로 열심히 아르바이트 하며 돈을 모으고, 넷플릭스를 보며 밤새도록 영어 공부를 하기도 했습니다. 싱가포르 취업을 위해 방학 중에 말레이시아에 와서 열심히 공부를 하게 됐고, 그 기간 중에 생각지도 못하게 말레이시아에 있는 TDCX라는 기업에 취업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 현재 4학년 2학기를 말레이시아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현재 저는 이 기업에서 마케팅 컨설턴트로서 고객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광고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에게 직접 솔루션을 제공해드리고 있습니다. 일이 힘들지 않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한국에서 쉽게 배울 수 없는 값진 경험들을 바탕으로 더 멀리 나아가며, 비교도 안 되게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해외 취업에 관심은 있으나, 막연한 꿈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면 본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