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번호
152021

[광주일보] 2020 신춘문예 당선 조선대 문예창작학과 졸업생 선혜경

작성일
2022.03.14
수정일
2022.03.14
작성자
문예창작학과관리자
조회수
819

external_image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소감-선혜경
“아무것도 몰랐던 열다섯 살처럼 다시 시작”
2020년 01월 03일(금) 00:00


무언가 말하고 싶은데 단어가 기억나지 않을 때 저는 시를 썼습니다. 내내 온몸이 간지러운 기분이 들었어요. 여러 편을 써도 이런 마음이 가시질 않았고, 제발 떠나가라 기도하며 시를 오랫동안 붙잡고 있었습니다. 항상 마음은 언어보다 앞섰고 나는 걔를 따라갈 수 없었거든요. 그러다보니 시만큼은 제일 잘 알고 계속 내 곁에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러던 와중 당선 전화를 받게 됐습니다.


external_image

선혜경 ▲1996년 광주 출생 ▲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재학 중


기쁘다기 보단 두려운 마음이 먼저 들었어요. 늘 곁에 있었던 시가 갑자기 처음 보는 사람처럼 느껴졌어요. 나는 시와 다시 통성명하고 친해질 수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들로 잠도 편히 못 잤던 것 같습니다.


쓸모없는 일이라면 아무거나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하며 며칠 동안을 몰두하고 있었는데, 닭살 돋듯이 간지러운 기분이 또다시 들기 시작했어요. 그때 생각했습니다. 한 번 더 막무가내로 시랑 친해져봐야겠다고. 아마 저는 내일도 무언가를 끄적거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것도 몰랐던 열다섯 살처럼 다시 시작해보고 싶어요.


제가 썼던 시마다 아낌없이 칭찬만 해주셨던 나희덕 선생님 감사하고 보고 싶어요. 올 한 해 동안 자신의 시처럼 퇴고 방향을 같이 고민해주셨던 안희연 교수님 감사해요. 지겹도록 내 시를 계속해서 읽어주었던 서연이와 늘 옆에서 응원해줬던 도영이 사랑해요. 그리고 짧은 시간에도 많은 조언 해주셨던 조선대 문창과 교수님들, 문창과 시 스터디, 당선 소식을 기뻐해준 부모님도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어요.


이제 제 인생에 있어서 시는 빠질 수 없는 존재인 것 같아요. 약간은 두렵고 설레는 마음으로 내일을 써보려고 합니다.

첨부파일
첨부파일이(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