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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915

2021 제25회 심훈문학상 수상 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생 김도경

작성일
2023.04.18
수정일
2023.04.18
작성자
문예창작학과관리자
조회수
1042



[2021 제25회 심훈문학상 시 부문 수상자 김도경]

(당선작, 긴 나선형을 그리는 음표처럼」 외 49편)



심사평


심사위원 : 김근, 안현미, 허희


  심훈문학상에 시를 보내신 분들이 200여 명 가까이 되었다. 이중 한 분을 심훈문학상 수상자로 결정하는 과정은 쉽고도 어려운 일이었다. 쉽다고 한 까닭은 최종심에 오를 작품을 추려내는 작업이 예상 외로 수월했기 때문이다. 심사위원 간의 합의에 따라, 감정의 밀도는 높되 언어의 밀도가 낮은 작품들은 최종심에 올리지 않았다.

  예컨대 응모작의 상당수를 차지한 가족 사랑·자연 예찬 등으로 귀결되는 시들이 그랬다. 가족·자연 등의 대상 선정이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그것은 옛날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시로 쓰일 우리 삶의 주요 조건들이다.

  난점은 그러기에 쓰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가족·자연 등을 제재로 삼는 오늘날의 신인들은 시사(詩史)에 기록된 시인들이 남긴 업적과 경쟁할 수밖에 없다. 관건은 기성과 다른 감각, 다른 화법, 다른 이미지, 다른 상징, 다른 비유, 다른 리듬을 투고작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몇 편의 시로 눙치는 재치가 아닌, 시집 한 권으로 증명하는 역량. 그래야 수상 이후에도 본인의 시 세계를 공들여 보수해나가거나, 아예 부숴버리고 새로 구축해나갈 수 있다. 이것이 심훈문학상이 시집 한 권의 분량을 요구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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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경의 긴 나선형을 그리는 음표처럼49편에는 시인의 전략적 포부가 응집되었다. 시편의 짜임새 있는 배치를 통해, 기승전결의 전개와 변주를 시도하여, 시집 전체의 형식내용의 완결성을 높였다. 다만 이 시집에서 관찰되는 영향에 대한 불안(해럴드 블룸)’은 문제로 지적되었다.

  기시감처럼 기존 시인들의 음률이 느껴지는 대목도 있었으니까. 그렇지만 긴 나선형을 그리는 음표처럼49편에는 동일한 음표를 사용하더라도, “긴 나선형을 그리는자신만의 음악을 내놓겠다는 의지가 선명했다. 토론을 거듭하던 와중에 심사위원들도 이를 납득하여 당선작으로 뽑았다. 심훈 선생도 당대 패기 넘치는 시인이었다.




출처 : 아시아 편집부, ≪계간 아시아 제62호 2021.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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